서구칼럼-음악으로 아이들의 꿈 키우는 도시 서구를 위해
- 2026-03-26 11: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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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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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칼럼-음악으로 아이들의 꿈 키우는 도시 서구를 위해
서구칼럼-음악으로 아이들의 꿈 키우는 도시 서구를 위해
권 혜 정
서구청소년오케스트라 후원회장
대한최강내과의원 원장
의과대학 신입생 시절 오케스트라 동호회에 들어가면서 클라리넷이라는 악기를 처음 손에 쥐었던 날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낯설고 고단한 일상 속에서 오케스트라 연습실 문을 두드렸던 그 순간이 제 삶의 방향을 조용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해부학 책과 악보를 번갈아 펼치던 밤들, 연주회를 준비하며 동기들과 호흡을 맞춰 하나의 선율을 완성해 가던 오케스트라의 일원이었던 경험은 의사로 살아가는 지금까지도 제 마음의 단단한 뿌리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음악을 접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기회가 되면 소소한 연주에 참여한다든지, 결혼식 반주를 하거나 클래식 공연을 보러 간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의사가 된 이후 중년이 된 지금까지도 저는 음악의 끈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음악이 가진 치유의 힘으로 진료실에서 마주하는 고통과 불안, 그 무거운 감정들을 악기와 함께 내려놓을 수 있기에 저는 굳건하게 환자 곁에 설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서구청소년오케스트라 창단에 후원회장으로 함께하게 된 것은 단순히 우연이 아니라 운명적인 만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단식 연주를 위해 조심스럽게 악기를 드는 학생들의 반짝이는 눈빛 속에서 십수 년 전 설레던 제 모습이 겹쳐 보였습니다. 그 눈빛에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그보다 훨씬 크고 빛나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꿈이었습니다.
오케스트라는 단순한 음악이 아닙니다. 바이올린과 첼로, 플루트와 클라리넷이 각자의 소리를 내면서도 하나의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내듯, 아이들은 그 안에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경청하고, 기다리고, 함께 빛나는 법을 터득해 나갈 것입니다. 그 어떤 교과서나 강의도 가르쳐 줄 수 없는 삶의 가장 깊은 가르침을 악기 하나하나, 함께 하는 순간순간이 조용히 깨닫게 해 줄 것입니다.
또한 오케스트라는 혼자서는 결코 완성될 수 없는 예술입니다. 한 사람의 작은 실수도 전체의 흐름에 영향을 주지만, 동시에 한 사람의 성실한 연습과 따뜻한 배려는 전체를 더욱 빛나게 만듭니다. 아이들은 그 과정 속에서 책임과 협력,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음악적 성장을 넘어 앞으로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서구 하늘 아래, 서구청소년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함께 울려 퍼뜨린 첫 음표들이 씨앗이 되리라 저는 믿습니다. 그 씨앗이 자라 언젠가 부산 서구라는 이 도시 전체를 풍요로운 선율로 가득 채울 날을 생각하면, 가슴이 뜨겁게 차오릅니다.
음악이 있는 곳에 꿈이 있고, 꿈이 있는 곳에 반드시 희망찬 미래가 있습니다. 서구는 지금, 음악으로 아이들의 꿈을 키우는 도시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습니다. 이 오케스트라가 뿌리를 내리고 자라나는 만큼 우리 지역의 청소년들도 더 깊고 풍요로운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라 믿습니다.
서구의 청소년들이여, 여러분의 음악이 이 도시를, 그리고 여러분 자신의 인생을 가장 아름답게 연주해 나가길, 두 손 모아 응원합니다.